강제추행합의 외에 준비할 것들

강제추행합의 외에 준비할 것들

 

 

 

 

 

성차별적 발언과 행동에 둔감하던 과거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제 많은 여성들이 자신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준 가해자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쉬쉬하며 은폐하기 바빴던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성범죄로 난처한 상황에 처한 분들도 함께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피해자의 태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추행에 대한 처벌도 높아졌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징역형의 선고도 서슴없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상정보를 공개당하는 수치까지 겪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추문에 휩싸이면 우선 피해자와 강제추행합의에만 몰두하는 일이 많습니다. 어떻게든 피해자가 자신을 용서해준다면 사건을 조용히 무마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죠.

 

 

 

 

 

 

 

 

하지만 이제 강제추행합의를 성사시킨다고 하더라도 처벌을 유예 받는 시대는 지나고 말았습니다. 친고죄 폐지와 함께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가 밝혔어도 혹은 고소를 하지 않았어도 수사기관이 이미 범행을 인지하여 입건한 상태라면 처벌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만약 당시 가해자의 행동이 추행에 대한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한다면 벌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인 겁니다.

 

 

 

 

 

 

 

 

실제로 국가형벌권을 피해자의 의사에 좌우되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이 친고죄 폐지에 중요한 근거였습니다. 강제추행합의가 이루어진다고 무조건적으로 처벌을 면제한다면 여성을 위해서라도 부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죠. 이로 인해 지금 현재는 피해자의 용서는 형량을 결정할 때 양형과정에서 참작할 사유에 해당할 뿐이지 처벌을 면제받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유죄를 인정하면서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특별한 처분인 기소유예나 선고유예의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는 하지만요.

 

 

 

 

 

 

 

 

그러나 여전히 추행으로 입건을 당하면 강제추행합의에만 모든 노력을 쏟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는 것은 자신의 처벌을 줄이는 일을 떠나서 당연히 해야 할 올바른 행동인 점은 맞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동은 도의적으로도 올바른 행동인 것이죠. 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강제추행합의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예컨대 형량을 결정할 때는 가해자의 성행, 피해법익,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범죄전력, 재범가능성 등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현출된 다양한 요인을 감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여러 양형요인 중 하나인 강제추행합의만 했다고 자신은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는 말인 것이죠. 다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면 아무리 강제추행합의를 성사시켰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처벌은 무거울 수 있다는 말인 겁니다. 강제추행합의 외에도 처벌을 줄이기 위해서 준비할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이를 성실히 준비해 나가야 원하는 결과를 얻는 일에 용이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억울한 점이 있어도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려는 마음에 성급하게 강제추행합의를 진행하다가 낭패를 보는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강제추행 사건을 숱하게 다루어 본 변호인에게 자문을 받으며 신중하게 진행하길 권고 드리는 바입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보듯이 자신의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사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며 신중히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